Artifact Dossier
뒷모습이 보이는 안경
쓰면 어떤 여자의 뒷모습이 보이는 안경.
재단 발견 연도
1955년
발견 경위(장소)
미국 네바다주 카슨시티 한 공원의 벤치.
물리 프로필
- 외형
- 얇은 자기 테로 만들어진 알이 동그란 안경이다. 테의 색깔은 초록색인데 짙은 갈색 무늬가 기하학적인 형태 무작위로 들어있다. 마치 잠자리를 연상케 하는 문양이다.
- 손상 상태
- 왼쪽 안경 알 밑을 자세히 보면 아래에서 위로 금이 살짝 가 있다.
이상 현상
안경을 쓰면 두어 걸음 앞에 느릿한 걸음을 걷는 여인의 뒷모습이 보인다. 머리색이나 피부로 보면 백인임을 알 수 있지만, 유럽계인지 미국계인지는 알 수 없다. 걸음을 걷고 있기에 살아 있는 것 같지만 불러도 대답은 없으며 고개를 돌리거나 몸을 돌리지도 않는다.
유물 보고서
* 필 머레이의 기록을 재단이 재구성함. 필 머레이의 공식적인 다섯 번째 유물이자 일명 ‘머레이 회수기’와 ‘머레이 안정기’를 만든 계기가 된 유물이다. 그가 처음 찾아간 장소는 카슨시티의 작은 공원이었다. 하지만 공원 여기저기를 둘러보고 찾아봐도 유물로 생각되는 물건은 없었다. 그래서 근처 벤치에 앉아 탐색해 보기로 했지만 별다른 소득이 없었고 첫째 날은 그렇게 마무리를 짓는다. 사실 머레이가 유물을 탐지 했다고 모두 회수를 하는 건 아니었다. 유물은 어떤 법칙 없이 자연 소실되기 때문에 장소까지 가는 동안 사라질 수도 있었고 사라지지 않았다 하더라도 누군가 유물을 가져갔거나 의도적으로 숨겼다면 그 또한 찾을 수는 없었다. 공개적으로 탁 트인 공원이었기에 두 번째 경우가 유력했지만 필 머레이는 희망을 잃지 않고 둘째 날 아침 일찍 공원을 다시 방문한다. 오전 내내 공원을 배회하며 탐색했지만 유물로 생각되는 물건은 눈에 보이지 않았다. 점심을 먹고 공원으로 돌아온 그는 벤치에 앉아 이번 유물은 발굴 실패라고 생각했고 혹시 모르니 다시 한번 돌아보자는 마음으로 공원을 천천히 거닐었다. 그때 한 벤치 위에 놓여있는 안경이 그의 눈에 띄었다. 그는 조심스럽게 안경 옆에 앉아 주변을 살펴봤다. 누군가 흘린 안경이라면 찾으러 올 테지만 아무도 안경 따위에는 신경을 쓰지 않았다. 유물이 맞는지 확인해야 했기에 고민하다 그는 손에 조심스럽게 안경을 쥔 후 과감히 안경다리를 부러트려 버린다. 사실 누가 흘린 안경일 수 있지만 모르고 깔고 앉아버렸다고 하면 그만이기에 그는 빠른 시간안에 확인하는 방법인 ‘파괴’를 선택했다. 안경이 손에서 사라지고 벤치 위에 복구된 것으로 보아 적어도 이 안경의 최초 발생 장소는 이 벤치 위가 확실했다. 누군가 옮겨놨거나 흘렸다면 최초의 장소로 이동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그렇게 이 안경을 유물로 확신한 그는 연구실로 회수하게 된다. 그리고 그 안경은 그가 공원에서는 쉽게 발견할 수 없었던 특이한 기능을 가지고 있었다. 실험 결과와 기능은 아래와 같다. 1. 안경테는 얇은 자기 소재로 이루어져 있고 안경알은 동그란 모양이다. 왼쪽 안경알 밑을 자세히 보면 밑에서 위쪽으로 금이 살짝 가 있다. 짙은 녹색을 띠고 있고 갈색의 무늬가 기하학적인 모양으로 들어가 있다. 멀리서 보면 개구리나 잠자리의 느낌이 있다. 2. 안경을 쓰면 어떤 여자의 뒷모습이 보인다. 안경을 쓴 사람의 두어 걸음 정도 앞에서 걸어가고 있다. 오른쪽 팔이 약간 뒤로 있는 것으로 보아 안경 쓴 사람의 손을 잡은 듯하다. 3. 여자의 모습을 남길 수 없다. 여자의 모습은 안경을 완전히 착용했을 때만 보이며 조금이라도 안경이 흐트러지거나 벗게 되면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사진기로 찍을 수 없고 안경을 쓴 상태에서는 앞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그림으로 남길 수 없다. 그나마 할 수 있는 건 안경은 쓴 사람이 여자의 모습을 기억하고 그림을 그리거나 누군가 묘사한 모습을 그림으로 그려주는 수밖에 없다. 4. 여자가 누군지 알 수는 없다. 여자는 계속해서 걷기만 할 뿐 뒤돌아보지 않는다. 배경도 흐릿해서 어떤 시대인지 유추할 수 없다. 알 수 있는 사실은 여자가 걸어가고 있으며 금발에 곱슬한 머리가 어깨와 허리 사이까지 내려온다는 것, 그리고 짙은 갈색 천에 작은 꽃무늬가 들어간 옷을 입었다는 사실 뿐이다. 안경을 쓰면 비상식적인 일이 일어나긴 하지만 유물 자체의 직접적인 신체, 정신적 위해성은 확인되지 않았기에 무해 등급으로 영구 보관하게 된다. 또한 머레이는 이 유물을 연구하면서 또 다른 연구도 병행하는데 그건 바로 유물을 안정화 시켜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는 수단을 만드는 것과 최초의 발견 장소에서 유물이 이동했거나 누군가 가져갔을 경우 찾을 수 있도록 휴대용 회수기를 개발하는 것이었다. 계측기는 이미 파편이었고 단독적으로도 사라지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이 점을 이용해 계측기의 끝부분을 아주 작게 쪼갠 후 목걸이로 만든다. 이후로 필 머레이는 발견한 유물을 잃어버리지 않고 안전하게 가져올 수 있게 되며 영원히 그의 몸에서 떠나간 적이 없는 유일한 액세서리가 되기도 한다.